카카오 매출 10년새 300만원→3조원 성장 견인…사용자 정체·청소년층 외면은 고민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카카오톡 이 2010년 출시 초기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했던 키워드로 ‘무료’가 꼽힌다.
당시 앱 장터에서는 유명 메신저 ‘왓츠앱’이 0.99 달러에 팔리고 있었는데, 카카오톡은 이에 맞서 무료 배포를 선택했고 이 전략은 곧바로 적중했다.

또 건당 20~30원의 문자메시지 이용료가 있던 시절, ‘무료로 문자를 보낼 수 있다’는 카카오톡의 마케팅 포인트는 초기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무료를 표방한 만큼 출시 초반에는 이렇다 할 수익 모델이 없었다.
그러나 ‘선물하기’ 등 쇼핑과 광고, 이모티콘 등 사업이 차례차례 자리 잡으면서 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카카오톡 관련 사업 매출은 6천498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선물하기
카카오 선물하기
[카카오 웹사이트 캡처]

카카오[035720] 관계자는 1일 “모바일 메신저로 출발한 카카오톡은 전 국민의 생활 플랫폼으로 도약하면서 수익을 창출한 세계 최초 모델이다”라고 말했다.

카카오톡의 성공은 카카오를 로켓처럼 하늘로 쏘아 올렸다.
카카오는 아이위랩 시절인 2009년 매출 300만원, 지금의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 단 2010년에는 3천400만원의 연 매출을 올리던 사실상 구멍가게 수준의 업체였다.

그러다가 카카오톡 출시 이후 2011년 18억원, 2012년 461억원, 2013년 2천107억원 등 믿기 어려운 성장 곡선을 그렸다.

2014년에 훨씬 덩치가 큰 다음커뮤니케이션[035720]을 인수한 이후에도 고속성장을 지속해 지난해 매출은 3조원을 돌파했다. 연 매출만 따지면 300만원에서 3조원으로, 10년 만에 100만배 성장한 셈이다.

다음-카카오 합병
다음-카카오 합병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카카오는 벤처에서 출발한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중 ‘대기업’ 명패를 단 첫 회사가 됐다. 이처럼 카카오톡의 지난 10년은 믿기 어려운 성장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10년은 어떨까. 만만찮은 과제가 눈에 띈다.

먼저 사용자 기반 확장이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총 월간활성이용자(MAU)는 5천149만명으로, 이중 국내 사용자가 4천485만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이외 지역은 664만명이다.

사용자 수는 몇 년째 큰 변화가 없다. 카카오재팬 등을 통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좀처럼 여의치 않다.

네이버 메신저 ‘라인’이 국내에선 영 힘을 못 쓰지만, 일본과 대만 등지를 장악한 것과 대조적이다. 라인의 주요 진출국 이용자는 1억6천400만명에 달한다.

이용시간 긴 앱 (PG)
이용시간 긴 앱 (PG)
[권도윤 제작] 일러스트

국내에서는 청소년층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의 지난해 10월 조사에 따르면 20대부터 50대 이상 연령대에선 모두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앱’으로 카카오톡을 꼽은 응답자가 절반 이상이었다. 그러나 10대에서는 유튜브가 38%로 1위였고 카카오톡은 24%에 그쳤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10대는 기성세대가 많이 쓰는 카톡이 그리 멋지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청소년층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많이 쓰고 유튜브 대화방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ljungberg@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