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LG헬로비전, 소비자에 LG유플러스 망 가입 유인” 의혹 제기
LG헬로비전[037560] “새상품 출시로 일시적인 현상…소비자들의 망 선택 보장”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LG헬로비전 (구 CJ헬로)이 LG유플러스에 인수된 이후 자사의 알뜰폰 신규가입자를 LG유플러스의 망으로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LG헬로비전의 알뜰폰 사용자를 부당하게 LG유플러스로 유인해서는 안된다는 인수 조건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어, 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지난달 22일 KT와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의 망을 활용한 알뜰폰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로써 LG헬로비전의 알뜰폰은 통신3사의 망을 다 쓰게 됐다.
문제는 새롭게 번호 이동을 한 LG헬로비전의 알뜰폰 이용자 대부분이 LG유플러스의 망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번호이동 통계를 보면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서비스를 출시한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LG헬로비전 신규 번호이동 2천392건 가운데 72.6%인 1천737건이 LG유플러스 망으로 알뜰폰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KT 망 가입자는 651명으로 27.2%였고, SK텔레콤 망 가입자는 4명에 그쳤다.
LG유플러스가 망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번호이동이 LG유플러스 망으로 쏠린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인위적으로 LG헬로비전의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를 자사의 망으로 유인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LG헬로비전은 알뜰폰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KT나 SK텔레콤보다 LG유플러스용 요금제와 프로모션을 우선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LG헬로비전 온라인 채널 광고 배너에 노출되는 요금제는 모두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하는 상품이고, 일부 신규요금제(CU안심15기가)는 LG유플러스 용으로만 출시됐다. LG유플러스와 동일 수준의 KT, SK텔레콤용 요금제는 찾기가 어렵고 더 비싼 요금이 검색된다.

여기에 LG헬로비전이 KT나 SK텔레콤의 단말 판매를 의도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CJ헬로는 2012년 KT 망을 임대해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5년 SK텔레콤과도 제휴를 맺었는데, 작년에는 KT 망 가입자가 전체 번호이동의 90%를 상회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가시화된 이후 의도적으로 KT망과 SK텔레콤의 망을 활용하는 단말기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현재 KT망 가입자가 27.2%를 기록한 것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단말 재고를 판매한 것에 불과하다”며 “재고가 소진되면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점유율이 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당시 CJ헬로 모바일 가입자를 LG유플러스로 부당하게 유인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현재 상황을 보면 LG헬로비전이 가입자를 LG유플러스 망으로 유도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LG헬로비전은 알뜰폰 가입자를 부당하게 LG유플러스 망으로 유인한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요금제는 3사의 상품을 차별 없이 책정하고 있으며, 일부 요금제는 KT나 SKT망의 상품이 더 저렴하다”면서 “단말 역시 사업적 관점에서 좋은 조건이 제시된다면 협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LG유플러스 망에 대한 대기수요가 많았고, 새 상품이 출시되면서 그 여파 때문에 일시적으로 가입자 비중이 쏠린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3사 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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