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사업중심 ‘아이폰→서비스부문’ 무게추 이동과 맥락 맞닿아
“애플 2∼3주에 하나씩 기업 M&A…6개월간 20∼25개 사들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주말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은 세계적 투자회사의 연례 시장전망을 가늠해보는 이벤트다.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회장의 한마디 한마디에 온통 언론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쿡 CEO도 ‘버핏의 안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쿡은 6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버핏은 매우 명확한 인물이다. 그는 테크놀로지(기술)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핏이 애플에 거액을 투자한 만큼 애플은 기술 기업이 아니라는 논리로 옮겨갔다.

버핏은 2016년부터 애플에 300억 달러(약 35조 원) 이상을 투자했다. 현재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식 투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애플이다.

버핏은 애플 주식 매입으로 거의 2배에 달하는 투자 수익을 올리고 있다.

버핏은 원래 기술기업 투자에 인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 이전에는 IBM이 가장 큰 투자처였다.

쿡은 “버핏은 분명히 애플을 (기술 기업이 아닌) 소비자 회사로 바라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쿡은 이어 “우리는 기술 산업에 종사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기술은 배경 속에 숨어있어야 한다. 기술이 앞마당에 버티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기술은 사람들에게 그것이 없으면 할 수 없었던 어떤 일을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쿡 CEO는 애플이 기술과 예술, 휴머니티의 교차로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을 위해 제품을 만든다. 우리가 하는 일의 중심에 소비자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쿡의 이런 발언은 애플이 사업 중심을 하드웨어(아이폰)에서 서비스로 옮기고자 하는 전략과 맥이 맞닿은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 분기 아이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나 급락한 대신 애플뮤직, 아이클라우드 등 서비스부문에서는 16%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애플은 새로운 번들형 뉴스 구독서비스와 애플 TV플러스 등 서비스 시장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쿡 CEO는 애플이 지난 6개월간 20∼25개 기업을 인수합병(M&A)했다고 밝혔다.

쿡은 애플이 평균 2∼3주에 하나 꼴로 기업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인수한 기업 중 눈에 띄는 곳은 인디 뮤지션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업체 ‘플래툰’이다.

독립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프로듀싱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애플이 그만큼 뮤직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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