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의 첫 공개 일정을 오는 4월에서 6월로 또 연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애플은 이 헤드셋을 6월 열리는 연례 개발자 행사인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애플은 이달 초 이 헤드셋을 테스트한 결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발견돼 출시 연기를 결정하게 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2015년 개발을 시작한 이 기기는 애초 지난해 6월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1월에 이어 4월로 연기했으며, 다시 6월로 미뤄진 것이다.

애플은 이 기기를 올해 하반기부터 판매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판매시점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혼합된 이 기기는 2015년 애플워치를 공개한 이후 애플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주요 신규 제품군으로, 최근 성장세 둔화를 겪고 있는 애플에 새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장 상황이 불확실한데다 애플이 이 제품을 3천 달러(약 384만원) 안팎의 높은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어서 사내 안팎의 우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전 하드웨어 총괄로 현재 이 기기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댄 리치오 수석부사장은 최근 몇 주간 남아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직접 참여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플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한 확인 요청에 코멘트를 거부했다.

암호명 ‘N301’인 이 기기는 내부적으로 ‘xrOS’로 명명된 아이폰 인터페이스의 3차원(3D)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새 운영체계(OS)로 구동된다. 메신저·이메일·TV·앱스토어 등 기본 앱과 함께 실사 같은 아바타가 참여하는 가상 영상회의, 몰입형 영상 스트리밍 등을 제공하게 된다.

애플은 현재 복잡한 부품 등으로 하드웨어 개발 자체가 쉽지 않고 개발비용도 엄청난데다 눈과 손가락으로 앱을 선택하고 구동하는 사용자환경(UI) 구축 등을 포함한 산적한 난제를 풀어가고 있다.

또 기기의 성능과 배터리 시간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인데 배터리를 헤드셋에 내장하지 않고 이용자의 주머니 등에 들어가는 외장식으로 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플은 이 제품이 고가인 점을 고려해 이르면 2024년까지 저가형 제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애플은 이와 함께 현재의 기술력으로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AR 안경의 출시는 무기한 연기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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